북한이 이명박 정부의 대북심리전에 대해 직접조준격파사격을 하겠다고 통보한데 이어 키 리졸브/독수리 훈련을 체제붕괴를 목적으로 하는 한미양당국의 ‘도발’로 규정, 국지전 발생시 전면전을 통해 ‘남조선에 대한 미제의 군사적 강점과 역적패당의 반민족적인 통치체제를 전면 붕괴시키기 위한 총공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히고 나서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키 리졸브/독수리 훈련에 일본 자위대 참가를 요청하고 이에 대해 일본이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등 한반도가 또 다시 한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최고조의 위기로 치달아가고 있다.

# "임진각 등 심리전 발원지에 대한 직접조준격파사격"

"심리전 행위가 계속된다면 임진각을 비롯한 반공화국 심리모략행위의 발원지에 대한 우리 군대의 직접조준격파사격이 자위권 수호의 원칙에서 단행될 것"

이것은 연합뉴스 보도, 북한이 27일 ‘북남 장령급 군사회담 북측 단장’ 명의로 27일 ‘남측’에 보낸 통지문에 실려 있는 내용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심리전을 전개하고 있는 기본주체는 당연히, 군 당국이다.

FM 전파를 이용한 대북방송, 그리고 11월23일 연평도 사건 이후부터 하게 된 심리전단 살포, 이어 이달 초에는 물품 살포까지 하는 등 군 당국의 대북심리전은 다양한 내용을 망라하고 있다.

군 당국이 지난 2004년 6월 남북장성급회담의 결정에 따라 중단했던 대북 심리전을 재개한 것은 지난해 천안함 사건에 따른 5·24 대북조치가 있고 난 후 부터였다. 군 당국은 연초, 대북심리전을 강화할 목적으로 합동참모본부조직개편에서 대북 심리전 총괄 부서인 ‘민군심리전부’를 1년 9개월 만에 부활시켜놓기까지 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심리전은 군 당국에만 국한되어있지 않다. 탈북자 단체들의 대북심리전이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어 최근에는 한나라당 국회의원들까지 나서 탈북자단체들과 임진각에서 대북전단을 띄우기도 했다.

이처럼, 이명박 정부는 현재, 군 당국과 탈북자단체 그리고 한나라당의원까지 동원하여 방송, 전단지살포, 물품 살포 등 그 어느 때보다도 다양하고 폭넓게 대북심리전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연합뉴스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의 이러한 대북심리전에 대한 북한의 인식은 매우 명료하다. 북한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심리전에 대해 우선, ‘일심으로 뭉치고 선군으로 위력한 우리의 사회주의제도를 흔들며 우리 군대와 인민의 신념을 허물어보려는 것’으로 그 성격을 규정짓고 있다.

북한은 아울러 이 대북심리전에 대해 ‘백년, 천년이 흘러도 절대로 이룰 수 없는 어리석은 망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현 정세와 연동시켜내서는 "전면적인 대화와 협상으로 평화통일과 민족번영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나가려는 온 겨레의 지향과 시대의 요구에 대한 전면 역행이며 반민족적 역적행위"라고 단호하게 주장하고 있다.

대북심리전에 대한 북한의 직접조준격파사격 입장은 사실, 놀라운 것은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심리전에 대한 북한의 입장과 태도는 언제라도 단호했으며 또한 시종일관했다.

지난해 5월24일 심리전 재개 방침이 발표되자 같은 날 인민군 전선중부지구사령관 명의의 공개경고장을 발표하고 확성기 등을 조준사격하겠다고 위협했는가 하면, 이어 6월12일에는 인민군 총참모부 ‘중대포고’를 통해 "반공화국 심리전 수단을 청산하기 위한 전면적 군사적 타격행동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었다.

심리전 원점에 대한 타격에 대해서 군 당국 역시도 충분히 예상하고 있던 터였다. 김관진 국방장관이 25일 국회 답변에서 "여러 도발 가능성에 대해 대비책을 세워놓고 훈련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군 당국은 북한이 개성공단 인질사태, 판문점 JSA(공동경비구역) 등 DMZ 내 도발을 비롯, 장사정포를 동원한 서북도서 또는 수도권 포격도발이나 공기부양정을 동원한 서북도서 기습상륙 등 다양하게 도발할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만들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이명박 정부가 대북심리전을 중단하라는 북한의 요구를 묵살하고 이에 따라 북한이 대북심리전 원점에 대한 격파사격을 실제로 가하게 될 경우이다. 북한이 임진각 등을 직접 때린다면 군 당국은 서부전선에 배치되어있는 육군 1·5군단의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MLRS) 등으로 집중포화를 퍼붓게 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연평도 포격사건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는 것이다. 국지전으로서의 양상과 형태를 완결적으로 띠게 될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 "키 리졸브/독수리 훈련에 대해서는 핵 억제력과 미사일 타격전으로, 국지전에 대해서는 전면전으로 대응할 것"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

"키 리졸브, 독수리 합동군사연습이 우리의 핵 및 미사일 제거를 노리는 이상 우리 군대와 인민은 침략자들의 핵 공갈에는 우리 식의 핵 억제력으로, 미사일 위협에는 우리 식의 미사일 타격전으로 맞서나갈 것이다"

이는 연합뉴스의 27일 보도내용으로서 북한군 판문점대표부의 성명서 내용의 일부이다. 연합뉴스 28일자 보도에 의하면 28일부터 시작된 키 리졸브/독수리 훈련은 국지전, 전면전 그리고 북한 급변사태를 상정해두고 벌이는 대비태세훈련이다.

이번 훈련은 무엇보다도 북한이 서북도서와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국지전을 일으키는 시나리오에 따라 국지전에 대응하는 대비계획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2월 28일자 보도대로 이 계획에서 핵심은 한국군이 작전을 주도하고 미군이 북한의 장사정포를 무력화하는 포병전력과 무인정찰기(UAV) 등의 정찰수단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번 훈련은 다음으로 국지전이 전면전으로 확대되게 되면 연합사 전쟁계획인 작전계획 5027을 적용하는 훈련이다. 이번 훈련은 더 나아가 전면전 이후 개념계획 5029를 적용시켜 북한지역에 대해 연합민사작전과 대량살상무기 해체 및 접수까지도 포함하는 훈련이다.

이번 훈련에 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는 제20지원사령부의 대량살상무기(WMD) 제거부대가 참가해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와 함께 북한 핵 및 미사일 등의 제거 훈련을 실시하게 되는 것도 이 계획에 따른 것이다.

연합뉴스 28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는 특히 북한에 급변사태 등의 불안정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와 연계된 남한 내 사회혼란이 조성된 가운데 전면전을 수행하는 시나리오까지 포함되어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군당국은 이번 훈련을 두고 한반도 방어를 위한 연례적인 지휘소연습으로 한반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잠재적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통상적인 훈련이라고 말해왔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군 당국은 북한에 ‘지난 15일 유엔사에서 판문점 등을 통해 이번 연습이 비 도발적 성격임을 통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키 리졸브/독수리 훈련에 대한 북한의 인식은 군 당국의 설명과는 완전히 상반된다. 북한은 키 리졸브/독수리 훈련을 자신들의 핵 및 미사일을 제거하기 위한 침략전쟁 연습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이어 한미가 합동훈련을 통해 국지전을 ‘도발’ 할 수 있다는 것까지도 상정하고 이에 대해 전면전으로 맞설 것임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북한이 그리고 있는 전면전의 양상은 “상상할 수 없는 전략과 전술로 온갖 대결책동을 산산이 짓 부셔버리는 서울 불바다전과 같은 무자비한 대응”이다.

미국은 북한의 핵 실험이나 특히,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그 대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해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일뉴스 26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지통신>은 미.일 양국의 이지스함 등이 참가하는 탄도미사일 탐지.추적.요격 등 미사일 공격에 대처하는 시뮬레이션 훈련이 28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실시 된다고 보도했다.

이 훈련에는 일본 이지스함 쵸카이와 미군 이지스 구축함 존 에스 메케인 등 최대 7척이 참여하며 양국 사령부와 함정 간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탄도미사일 신호 탐지, 요격까지의 시뮬레이션 훈련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전쟁위기의 새로운 양상으로서 한미일 대 북한의 대결전선

이명박 정부의 심리전에 대해 그리고 한미양당국의 키 리졸브/독수리훈련에 대해 북한이 보이고 있는 자세와 태도는 단순히 이명박 정부와 미국에 대해 가하는 위협만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합동군사연습이 그 누구의 `급변사태를 노리고 체제붕괴를 목적으로 한다는 것을 거리낌 없이 공개한 이상 우리 군대와 인민은 남조선에 대한 미제의 군사적 강점과 역적패당의 반민족적인 통치체제를 전면 붕괴시키기 위한 총공세에 진입할 것이다"

북한 판문점 대표부의 성명이 밝히고 있는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대한 이러한 성격규정과 이에 대한 입장이 매우 주목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더구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판문점대표부의 성명서는 독자적인 것이 아니라 ‘위임에 따라’라는 문구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북한 최고지도부의 의중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하는 점이다.

북한이 밝히고 있는 대로라면, 이는 전쟁전야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양상인 것이다. 또 다시 한반도가 전쟁위기로 급속도로 빠져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 정세는 한반도의 전쟁위기 그 자체뿐만 아니라 그 전쟁위기를 산생시키는 전선구도에 확장의 징후가 감지되고 있는 것에 특별히 주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키 리졸브 훈련에 자위대를 참여시켜라’
‘이후에 있을 한미합동군사연습에 자위대가 매번 참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한다’

이것은 통일뉴스 26일자가 <지지통신>을 인용해 보도, 미국이 일본에 요청했다는 두 가지의 내용이다. 이와 관련, 일본은 키 리졸브 훈련참여 요청에 대해서는 “작년 7월 한미 합동연습과 마찬가지로 자위대 간부 몇몇을 참여시킬 방침"임을 그리고 이후의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대한 매번 참여 요청에 대해서는 "옵저버 형식으로 앞으로 본격적으로 참가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통일뉴스의 인용보도대로, 키 리졸브/독수리 훈련에 일본 자위대가 참여하게 된다면 이는 한미일이 군사훈련을 통해 이른바 한미일삼각군사동맹을 실전에서 구축하려는 매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움직임이라는 점 때문에서라도 한반도 더 나아가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와 관련하여 파문이 예상되는 극히 주요한 사안이다.

그리고 당장에는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급격하게 높이는 것으로 기능하게 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렇지만 정작 본질적으로 심각한 문제는 다른 데에 있다. 미국이 한미합동군사훈련에 일본 자위대참여를 요청하고 이에 대해 일본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하는 것은 북미군사대결전이 이전 한미 대 북한이라는 전선에서 한미일 대 북한이라는 전선으로 확장되어가고 있는 징후라고 하는 것이 그것이다.

북한에게 현 이명박 정부는 ‘역적패당’일 뿐이다. 그러나 미국은 ‘철전지 원수’이며 일본은 ‘언젠가는 결산을 보고야 말 또 하나의 적’인 것이다. 북미군사대결전이 바야흐로 북과 한미일이라는 보다 완결된 대립구도를 갖추어가고 있는 것이다.

작년 한해 전쟁위기를 직접 경험하게 되면서 우리민족과 국민들이 절감하게 된 것은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오게 될 남북대화였다. 지난 중미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하여 가장 강조되었던 것 또한 남북대화였다.

김포사회복지신문사 박근영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있었던 남북대화는 대립을 뛰어넘지 못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는 대북심리전을 북한을 자극할 정도로 강도와 횟수를 더욱 높이고 늘려냄으로써 결과적으로 남북대화를 저 멀리로 밀어냈다.

미국 역시도 남북 사이에 대화는 커녕 오히려 긴장과 대립을 격화시키게 될 한미합동군사훈련을 기어코 벌이게 되고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이 훈련에 일본에 자위대를 참여시킬 것을 요청하는가하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구실로 미일합동훈련까지 벌이고 있다.

한반도가 또 다시 전쟁위기로 치달아가는 정세 속에서 자칫, 공허하게 여겨질 수 있는 이 화두는 그러나 답으로 이르르는 데서 갖고 있는 의미는 여전히 유효하다. 한반도의 주인은 우리민족이며 곡절이 있을지 몰라도 한반도의 평화를 마련하는 것 또한 우리민족의 몫이다.